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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쥬라블리

단독주택

<백학재(白䳽齋)>

그제는 강화도 백학재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코가 삐툴도록 대취했다. 덕진진 바로앞 언덕에 지은지 5년이 된 집인데,
이번에 외부공간이던 중정을 실내로 개조한 후, 쥔장이 잊지않고 건축가와 시공자를 초대한 자리였다.
건축가에게 자신이 설계한 집이란 자식과 같은 존재다....
그러나 준공되면 자신의 손에서 떠나 집주인과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것.
그러니 그 하룻밤은 사돈댁에서 머문 것이라고나 할까? ㅎ
준공후 여태 살림집으로만 쓰고 있지만 그동안 정원엔 쥔장 부부가 정성들여 가꾼 화초와 나무들이 집의 연륜과 함께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저 행복한 삶을 누리길 바랄뿐이다.
다음 소개하는 글은 설계할 당시에 품었던 생각과 컨셉이다.

Bookcafe Zhuravli
ㅡ북카페 쥬라블리

어떤 집을 원하세요? 라고 물어보니,
우선 살림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강화 생활에 어느정도 적응이 되면 북카페를 운영할 수 있는 집을 지었으면 하였다.
지친 이들이 몸과 맘을 편히 의지하고 쉴 수 있는, 그냥 바다와 같고 하늘과 같은 집을...,
그리고 내민 하얀 단층집 사진 한장!
그 사진을 보며 떠오른 첫 생각이 러시아 노래 <쥬라블리(백학)>였다. 집 지을 땅이 덕진진 바로 앞으로, 140여년 전인 19 세기말 조선이 프랑스와 미국과 벌인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때의 격전지로 피아간에 많은 병사들이 희생된 유서 깊은 지역이기 때문이었다.
성문앞 언덕위에 위치한 부지는 주변 일대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높고 낮은 두 레벨로 크게 나뉘어 있었고, 문화재가 근접한 곳이기 때문에 각 지표면 으로부터 건물 높이가 5미터를 넘지 못한다는 제한이 있었다.
이곳에서 책을 읽으며 잠시 생각에 잠기고, 하늘과 바다를 품으며 꿈꿀수 있다면, 좋은 북카페가 될 수 있으리니...,
어떻게 이 땅의 이야기를 이 장소와 엮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전하면 좋을지? 구상은 땅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되었다.

사방으로 열린 부지는 마치 이 일대를 조망하며 지휘하던 유적지의 돈대(墩臺)처럼 보이고, 마당의 느티나무 고목 한그루는 이곳을 지켜온 수호목인듯 내뿜는 기운이 예사롭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떨칠 수 없었다. 손돌의 전설과 근세의 역사를 아우를 수 있도록 북카페의 공간 구성을 덕진진과 연계시켜야 겠다는 생각을...,
그것을 반영하기 위해,
부지는 건축주의 소유 범위를 벗어나 덕진진 영역으로 확장 되었고, 덕진진 주차장 레벨에서 북카페 정상까지 오르는 경로와 그 상승 과정이 중요한 설계 과제가 되었다.
이것을 나는 정신이 점증적으로 고양되고, 조망이 점차적으로 확대되는 5단계 수직 공간 위계를 지닌 기(起),승(承),전(轉),결(結),월(越),의 5개념으로 풀었다.
그중 '기승전결'의 단계는 집의 생성논리이며, '월'의 단계는 땅이 품고 있는 한(恨)을 풀어 내고자 하는 승화논리다.
이것이 이곳의 역사와 자연을 아우르고, 또 우러르는
이 집의 정체성이길 바랬으며,
이 과정에서 중정은 좀 특별하고 다양한 역할을 하는데,
집은 살림(안채)과 북카페(사랑채) 영역으로 나누되,
각 부분이 상호 불편하거나 다소 부족할 수 있으니,
중정은 경우에 따라, 서로의 영역으로 분리하거나 연결이 가능한 매개공간인 동시에,
잔디마당에서 중정을 거쳐 카페에 들어설때 창밖 풍경을 인상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심리적 조율공간 이기도 하고, 서가를 설치한 이 집의 중심공간으로 상징적 공간이기도 하다.

ㅡ기(起)의 단계는 손돌의 전설과 병인양요, 신미양요에 이르는 역사유적지인 덕진진 공간이다.
ㅡ승(承)의 단계는 마을과 북카페를 향해 오르는 작고 좁은 경사로 공간이다.
ㅡ전(轉)의 단계는 오랫동안 이 곳의 생명과 영혼을 지켜온 느티나무 고목이 서 있는 잔듸마당 공간이다.
ㅡ결(結)의 단계는 중정을 거쳐 느티나무 고목과 공조루, 손돌목 등을 조망하며 생각에 잠길수 있는 북카페 내부 공간이다.
ㅡ월(越)의 단계는 하늘과 바다를 가슴에 품으며 강화해협과 광성보, 초지진, 덕포진 등을 응시할 수 있는 옥상 공간이다.
[출처] <백학재(白䳽齋)>|작성자 등대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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