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il Yeonggwang Church
제일영광교회
Since 2001
Location :
190-1 Yeokchon-dong, Eunpyeong-gu, Seoul, Korea
Use:
Office, Shop
Site Area:
1,370.00 m²
Building Area:
651.60 m²
Gross floor area:
2187.26 m²
Construction:
R.C
Building scope:
UN2F, 3F
Carge :
Yoon Jin
Constructor :
Website :


계획하기 시작해서 준공때까지 대지의 상황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안을 조율하는 두가지 중요한 생각이 있었는데, 하나는 기존동네의 공간질서에 어떻게 조화롭게 자리하며 환경의 질을 개선하느냐 하는 외적인 문제이고, 또하나는 교회가 구현해야 할 공간의 성격과 추구해야할 신앙의 궁극적인 본질태가 무엇인가 라는 내적인 문제였다. 교회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으로 끌어안는 정결한 환경이어야할 뿐만 아니라 영적 구원을 인도하는 은혜로운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적으로는 오밀조밀한 동네의 컨택스트를 고려해 형태의 크기와 재료의 색상 등, 구성 요소들이 기존의 질서와 융화하기를 모색하였으며, 교회의 소음과 시선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도 줄이고자 고심하였다. 또한 협소한 가로변에 작은 쉼터를 마련하여 동네의 밀도를 완화하는 한편, 주민의 일상과 함께 화합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내적으로는 모든 방향에서 접근이 가능 (접근의 물리적 측면과 모든곳을 향해 열린 구원이라는 의미적 측면을 함께 내포)토록 하기위해 각기 높이가 다른 주변의 대지들을 서로 연결하고, 상하전후를 개방하여 자유롭게 소통(관리상 어려움이 따를것이나, 다양한 외부공간은 변변한 놀이시설이 없는 동네에선 아이들의 놀이터로 제격이거니와 이런환경에서 성장할때 은연중에 더불어 사는 사랑을 터득하고 나눔을 실천하리라 생각하므로 더욱.) 할수 있도록 하였다. 지하에서 하늘기도소까지 이어진 길은 야곱의 사다리 이자 일상속에 있는 순례의 길이다. 특히 하늘기도소는 근본적으로 신의 존재가 인간이 다다를수 없는 높고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속에 있음을 확인하는 장소이며, 보행자의 눈높이로 내려와 낮은곳에 위치하고 있는 종탑은 신과 인간의 겸허한 대화 공간으로서의 교회를 상징하고 있다. 이것은 기독교 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를 대하는 나의 성속일여(聖俗一如)적 태도의 건축적 해석이다.
준공후 일년이 지난 어느날 교회로부터 연락이 왔다. 외부로 노출된 계단이 비와 눈 때문에 불편하여 유리로 덮으려 하니 디자인을 부탁한다는, 준공무렵 십자가를 키우고 붉은네온을 설치하겠다 하여 곤혹스러웠던 일이 상기 되었다. 일여란 원리의 일체이지 가치를 두고 한 말이 아니다. 부족한 작업이었지만 나는 이 일에 협조할 수 없었다. 변경후의 형태도 못마땅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하늘기도소에 이르는 길을 차단하고 그 의미를 굴절시키는 것은 이 교회에서 추구한 존재성과 핵심적인 개념에 대해 스스로 치명적인 훼손을 가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계단은 결국 덮히고 말았다. 그리고 개방된 길은 차단 되어 사유화되고 말았으니, 아! 지난한 성속일여의 길이여, 건축의 길이여.
본인의 작을 추천하고 평해준 이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포아-크리아선>작품상 의 후보작 이라는 사실이, 지금은 이 상의 정신과 수상 추천자에게 누가될까 저어스럽다. 송구스런 사퇴의 변이다.
- 곽재환 -





- 몸과 마음과 넋의 집(集)인 사람이 사는 집은 그들의 삶과 더불어 긴 서사시를 협주한다 -
우리의 생각과 표현과 의지를 통해 빛과 흙으로 하나의 집이 지어질 때, 공간이 그곳에 그렇게 있듯이 한 집의 영혼이 그곳에 머물게 된다. 저속하고, 모나고, 둥굴고, 졸렬한 제각각의 모습 속에…
그러나 집의 영혼은 언제나 그곳에 그렇게 있을 뿐, 우리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지켜보며 우리로 하여금 상기시킨다. 우리가 어디로부터 비롯되었으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그리고 삶의 모든 근원을, 그렇게 그의 해맑은 고요함으로 …
제일영광교회는 평소에 지니고 있는 나의 다섯가지 집(삶, 앎, 놂, 풂, 빎)에 대한 생각의 소산이다. 교회는 기원(빎)의 집으로서 삶의 모든 근원을 일깨우는 고요함(淸)의 가치를 근본으로 삼되 아우름(和), 슬기롬(慧), 즐거움(樂), 올바름(正)의 가치를 함께 지니는 곳이어야 한다.












이 교회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은 주택들이 밀집해 있는 주거지역의 한복판이다. 때론 삶의 가치가 첨예하게 반목대립하고 한편, 서로 빠듯하게 기대며 의지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그만큼 밀도가 높다. 작업은 어떻게 하면 기존의 환경이 지니고 있는 질서 속에 조화(調和)롭게 자리하며 교회가 지녀야 할 청일(淸逸)한 품격을 구현시킬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을 수없이 조율하는 과정이었다.
삶의 환경에 서로의 존재가 침투하며 나름의 균형을 취하고 있는 조밀한 주택가에 난데없이 나타난 건물덩어리가 주는 환경의 변화와 침해는 그 파장이 교회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사랑을 베풀고 주변을 감싸안아야 할 교회인 바에야! 주민들의 요구에 귀 기울일 수밖에 달리 어쩌겠는가. 일조, 조망, 소리, 시선, 침수등 어느것 하나 환경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만만하게 넘어갈 수 없는 문제였다.
주변환경에 걸맞도록 덩어리를 나누고, 사방에서, 언제든지,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길들을 엮고, 붉은 벽돌이 주조를 이루는 기존환경에 융화하면서도 저렴하게 시공할 수 있는 백시멘트 몰탈 뿜칠로 외벽마감을 정하고 목재와 노출 콘크리트를 가미해 친밀하면서도 단아한 화락(和樂)의 정취를 궁리해 보았다. 또 주거지 내의 6M 도로는 협소한 폭이다. 가급적 시각적 열림을 도모하면서, 전면 가로변에 담소를 나누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배려하였다. 이곳은 무시로 동네아이들이 와서 놀기도 하고 누구든지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세속적인 삶 속에서 구현하지 못하는 성(聖)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작아도 교회는 근린지역사회의 중심공간으로서 환경적 측면에서도 마땅히 주민을 포용해야 할 것이다.
작업을 하는 동안 교회와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십자가에 대한 견해 차이였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것이 가장 민감하고 심각한 일이었다. 도시에 밤이 오면 온갖 네온싸인과 경쟁이라도 하듯 선명한 자태를 드러내며 선정스럽게 빛나고 있는 붉은 네온 십자가를 무수히 보게 된다. 그럴 때 내마음은 늘 울적하다. 나에게 그것은 은혜의 상징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상업화된 의식에 오염되어 교회가 하나님 대신 돈과 권력이라는 우상을 섬기며 세속화하고 있는 상징처럼 보여지기 때문이다.







성(聖그)리스도의 상징이 단지 세인의 관심을 끌어서 구매력을 유발시키기 위한 비속한 상업광고의 수단으로 전락해서야 될 말인가? 십자가는 대상을 통해 영혼의 내적 울림을 듣고자 하는 바람의 산물이며 또한 그 물질 속에 잠재하고 있는 영(靈)으로 들어가는 통로이다.
신이 인간의 마음에 내재하고 만인이 제사장이라 하여 교회의 영성을 무시하고, 십자가를 천박하게 취급하고, 사물의 성령을 경시하라는 것은 아닐 터이다. 신은 그의 피조물인 모든 사물을 통하여 현현(顯現)하므로, 만물은 제 모습 속에 각각 영성을 지닌다. 까닭에 나무와 꽃들이 각기 제모습을 이루고 있듯이 저마다의 영성(靈性)을 지닌 격(格)을 모색해야 한다. 주택은 주택다워야 하고, 학교는 학교다워야 하고, 교회는 교회다워야 하고, 십가가는 십자가의 격을 지녀야 한다. 마음 속의 십자가라고 방관하려면 차라리 상징은 없애야 한다. 그것이 곧 하늘의 영광에 답하는 길일 것이다.
이번에 증축하는 교회는 추후 교육관으로 사용하고 본당은 별도로 신축할 장기계획이 수립되어 있다. 그날이 언제가 될지 모르나 기존하는 본당 자리는 장차 헐려 중심마당이 될 것이다. 오랜시간이 지나면 이번에 지은 교회도 다 사라질 터이지만 작업기간 내내 가장 관심을 기울이며 기다렸던 공간은 십자가가 매달려 있는 옥상의 작은 기도소였다. 주계단을 따라 십자가를 메고 골고다의 언덕을 오르는 순례자처럼 오르다 보면 주변의 풍경과 멀리 북한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이윽고 옥상의 기도소에 이르게 된다. 하늘만 보이는, 그곳은 천공으로 열려 있는 가장 고요한 장소이다. 시원(始原)의 우주로부터 그곳에 비가 내리고, 눈이 쌓이고, 바람이 불고, 별이 소식을 전할 것이다. 사람들은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집의 영혼은 아마 그곳에 머무를 것이다. 꾸밈새는 비록 작고 보잘 것 없지만, 그렇게 그의 해맑은 고요함으로 …